기술동향No.06, 2021/11

우주전쟁, 이미 시작되었다!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곽신웅 교수
calif@kookmin.ac.kr, 국민대학교 기계공학부

서론

  1957년 10월 4일,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프트니크(Sputnik)가 궤도진입에 성공하며 우주경쟁은 시작되었고, 미국은 Apollo 계획을 추진하여 유인 달 탐사로 대응하였다. 세월이 흐른 후 영화 스타워즈의 등장으로 우리는 우주전쟁을 현존 인류와는 무관한 멀고 먼 상상 속의 우주SF 장르로 즐기게 되었다. 하지만 우주전쟁은 외계인의 침공이나 멀고 먼 이야기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 현실에서 시작되었고 진행되고 있다. 사전에 충분히 준비되지 않는다면 우리 국민들이 이와 같은 우주전쟁의 위협을 절실히 체감할 시점이 갑자기 도래할 수 있다.

세계의 수준과 우리의 현실

  우리의 군사력 목표는 우방국의 지원을 전제로 북한의 침공에 충분히 대응하는 역량을 구비하는 것으로 설정하고 있어서 주변국과의 피치 못할 전쟁이 발발할 시에는 매우 심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림 1]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의 전략 자산은 매우 빈약하여 우방국들의 지원이 없다면 독자적인 전쟁 수행이 불가능하다. 우리도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면 최소한의 존립을 위한 전쟁 억지력은 가질 수 있으나, 우리의 여건 상 가능한 선택지는 아니다.

  우주 자산은 이와 같이 핵무기를 가질 수 없는 상태에서 우리가 확보해야 하는 최소한의 필수 전략 자산이다. [그림 2]에서와 같이 2020년 기준의 한·중·일 위성 우주자산을 비교해보면 우리나라 대비 중국이 21.3배, 일본은 5.2배에 이르고 있어서 비교가 안 되는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늦은 감은 있지만 독자적인 지역항법위성체계를 2022년도에 착수할 예정이라 그나마 다행이다.

<그림 1> 2021년 GFP 순위와 각국의 보유 전략 자산

<그림 2> 한·중·일 우주(위성)자산 비교

  우리의 발사체 수준은 저궤도에 1.5톤을 투입할 수 있는 소형 발사체인 누리호를 이제 개발하고 있는 정도라 대형발사체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초대형 발사체를 개발 중인 주변 강대국들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은 100톤을 저궤도에 투입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 중이며([그림 3] 참조), 미국은 Space X사가 2024년 저궤도 380톤을 목표로 하고 있고, 자사의 Star Ship을 활용하여 1시간 내 지구 전역에 100톤의 군사 물자를 투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그림 4] 참조).

<그림 3> 중국의 탑재 중량별 다양한 발사체 (출처 : 항공우주연구원 자료 발췌)

<그림 4> Space X사의 Star Ship

  비록 우주 정거장을 보유할 계획도 없고 지구 전역을 대상으로 전쟁을 수행할 일이 없는 우리에게 초대형 발사체까지는 필요 없더라도 우리의 우주 자산을 (가능하다면) 우리의 영토에서 우리의 발사체로 원하는 궤도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정지궤도에 (미래 수요를 예상하여) 5~6톤을 투입할 수 있는 수준의 능력 개발은 필요하다 하겠다. 이 경우 메인 발사체로는 저궤도에 6톤 이상을 투입할 능력을 가지고, 다양한 조합을 위한 6개의 부스터 장착 가능한 구조로 고체 및 액체 부스터를 활용하여 정지궤도까지 투입이 가능하도록 하면 될 것이다.

3. 미래 전쟁의 양상과 초소형 우주 자산의 효과성

  미래의 전쟁은 우주 전쟁으로부터 시작을 하게 된다. 이라크전 등 최근의 전쟁에서 감시정찰/지휘통제의 장악 여부가 결국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여 온 것을 보았고, 현대전에서도 방공망을 무력화하고 제공권을 장악하는 것으로 전쟁과 전투를 시작한다. 나아가 근 미래 전쟁에는 통신위성과 GNSS(위성항법시스템) 위성, 감시정찰 위성을 파괴하는 것으로 전쟁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유사시에 안정적인 군 작전 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초소형 우주 통신망의 확보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초소형 통신위성망의 상업적 활용과 기술적 가능성은 각각 유럽의 OneWeb과 중국의 화웨이가 보여주었지만, 아직까지 지상통신망보다 비교우위에 있는 것으로 검증된 것은 아니어서 상업적 성공은 여전히 담보하기 어렵다. 2000년도에 유니세프가 저개발 국가들의 어린이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100 단말기형 PC를 무상으로 1억대 공급하는 계획을 세웠으나 생산단가는 $170까지가 한계였고, 단말기는 무상으로 제공하더라도 사업자들이 낙후된 지역에 유선망을 깔고 유지해서 경제적인 이익을 확보할 가능성이 ‘0’이라 결국 실패한 적이 있었다. 낙후된 지역의 거주자들은 대다수가 인터넷을 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는 없을 것으로 보이며, 초소형 위성통신망 사업은 결국 도시 지역과 부유한 국가에서도 지상통신망과 경쟁이 가능해야 살아남을 것으로 보는 것이 현실적인 예측이다.

  그런데, 우주무기들의 실험에 성공하기 시작하면서 초소형 위성통신망 사업의 군사적 활용가치가 부각되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하였다. 소수의 위성들로는 우주자산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었고 전시에도 통신망을 유지할 수 있는 무선통신망으로서 초소형 위성통신망 구축이 필수적이 되었다. 수백 기는 파괴될 수도 있지만 1만기 이상 최대 4만기의 초소형 통신위성망을 동시 다발적으로 파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OneWeb의 사업참여 제안을 받고 심사숙고하던 Space X는 더 낮은 고도에서(타 통신위성망의 전파간섭을 받지 않고 오히려 방해하도록) 더 촘촘하게 전 지구를 포괄하는 독자적인 StarLink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상업적으로는 실패하더라도 미군이라는 든든한 뒷배를 마련하였다. 미군도 우선은 독자적으로 통신과 정찰을 결합한 중규모의 초소형 통신정찰 위성망인 Black Jack 사업([그림 5])을 추진하고 있으나 필요시 StarLInk와는 언제라도 연계되는 형태일 것이다. 비록 OneWeb은 초기에는 계획대비 과도한 비용 지출로 파산 상태까지 갔었지만 영국정부의 투자로 다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림 5> 미군의 Black Jack 개념도

4. 우주 자산 보호 기술 개발의 필요성과 가능성

  그럼에도 초소형 위성으로 촘촘한 통신위성망을 구축하게 되면 어떤 우주무기로도 우리를 공격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과신해서도 안된다.

  우선 초소형 위성의 기능적인 한계도 존재한다. 초소형 위성은 규모의 한계로 고정밀하게 만들 수가 없으며 지상 타격용 우주 무기를 탑재할 수도 없고, 예상 평균 수명도 3년으로 짧다. 초소형 위성으로 GNSS를 구성하는 기술도 거론되나 역시 정밀도 관점에서 지금의 정지 및 경사궤도로 구성된 GNSS를 대체하기는 곤란하고 위급 시 보완하는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이미 실험에 성공한 레이저 무기나 요격 미사일 등의 직접적인 공격 무기 혹은 재밍 스푸핑 등의 간접 무기가 거론되고 있으며, 러시아의 위성들은 프랑스의 통신위성을 근접 위협하거나 감청 및 통신 방해 등을 하고 있다. 그 이외에도 관제소 파괴 혹은 장악과 관제 시스템 해킹을 통해 수 백기 이상의 초소형 위성망을 일거에 무력화 시키는 방법도 있다. 창과 방패가 치열하게 대결하는 우주전쟁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기본적으로 우주 자산은 위성이나 우주선이나 중량과 비용 문제로 방어에 매우 취약하다. 더군다나 유인 우주선이라면 좁쌀만한 구멍에도 기밀유지가 안되어 승조원이 사망할 것이며 태양전지판이 파괴되거나 안테나가 고장나도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이와 같이 취약한 위성이 별도의 자체적인 방어 무기를 가지기는 현재로서는 상당히 제한적이지만 그럼에도 위성을 위협하는 파괴 수단별로 대응할 수 있는 방어수단을 강구하여 대응할 수는 있다. 이미 개발에 성공한 공격형 우주무기로 거론되는 대표적인 3 가지의 경우 아래와 같은 특징이 있다.

- 레이저 무기 : 최소 30 초 이상 통상 1분 30초 정도의 조사 시에 파괴
- 유도탄 계열 : 마주 보는 타격은 불가능하고, 후방 접근하면서 파괴가 현실적
- 우주쓰레기 제거 : 우주쓰레기 제거 기술이 위성 파괴 기술인데, 근접해야 함.

  레이저 등의 고 에너지 무기의 경우 고 에너지가 조사되면 위성의 표면온도가 상승하는 점에서 피격되고 있음을 인지하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에 우선 온도 센서를 부착하여 대응할 수 있다. 그리고 유도탄이나 우주쓰레기 제거용 위성이 접근하는 것이 식별되면 최소한의 고속 회피기동으로 위험을 벗어날 수 있다. 다만, 현재의 광학기반의 우주물체 감시체계는 이미 알고 있는 위성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 미상의 우주 물체를 감시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레이더 우주 감시체계의 도입이 필요하다. 그리고 태양전지는 단시간의 고 에너지에도 파괴되기 쉬우므로 장시간 사용 가능한 대체 전지가 필요한데, 경량화까지 고려하면 원자력연료 전지 기술이 현실적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우주자산을 보호할 수 있으려면 다음과 같은 4가지 기술 확보가 시급하게 요구된다.

- 위성의 표면온도의 급격한 상승 감지 기술
- 미상의 우주물체 접근을 탐지 할 수 있는 기술
- 고속회피와 zig zag 기동 및 자동 임무 복귀를 할 수 있는 기술(제어 S/W 개발 등)
- 단시간의 고 에너지 조사에도 무력한 태양전지 대체 기술

  나아가 잠재적 적국이 우리 자산을 함부로 하지 못하게 하려면 우리도 타국의 우주 자산을 공격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다만 기본적으로 우주 자산은 항공 자산에 비해 대략 10 ~ 30배 매우 고가이기 때문에 우주무기체계 전체에 대한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확보전략을 모색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결론

  우리가 아직까지 체감하지는 못하고 있더라도 우주전쟁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 우리 경제력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미래 전장환경에서 벌어지게 될 다양한 시나리오를 모두 고려하여 우리의 우주자산을 매우 효과적으로 보호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우리가 적국의 우주자산에 단시간(최대 1시간) 내에 무력화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는 것은 이제 필수적인 사안이 되고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이지만 전쟁개시 후 극히 초기에 우리의 위성통신과 정찰위성은 이미 타격받아 기능을 상실하고 우리가 주로 의존하는 GPS 기반의 유도체계가 무용지물이 되어 군 전투력이 제대로 발휘할 수 없는 여건이 놓이게 되면 사실상 이미 전쟁의 승패는 결정되어 있을 것인 바 이러한 암울한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철저하고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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