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동향No.01, 2020/04

미래산업과 국방의 밀알, 슈퍼섬유를 말한다. 한성수 교수
sshan@yu.ac.kr, 영남대학교 화학공학부 (사) 한국국방기술학회 수석부회장

슈퍼섬유란?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함에 따라 수소차 연료탱크 등에 쓰이는 탄소섬유는 수출규제 대상이 됐다. 탄소섬유는 미사일 동체, 원심분리기 로터 등에 사용될 수 있어 전략물자로 분류되며, 일본이 세계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15) 작년에 단행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따라 한 언론사에서 게재한 기사 내용이다.

  여기서 강조한 바와 같이 탄소섬유는 매우 중요한 전략물자로 취급되고 있다. 이 탄소섬유는 슈퍼섬유의 대표선수이다. 슈퍼섬유는 면섬유, 폴리에스테르섬유 등과 같이 일반적인 의류용으로 사용되는 섬유에 비하여 월등히 높은 강도, 고온 안정성 등이 있는 섬유를 말한다. 즉, 슈퍼섬유는 섬유 중에서 역학적 물성(강도, 탄성률)이 매우 높은 섬유이며 구체적으로는 강도 20gf/d(2.2GPa)이상과 탄성률 500gf/d(55GPa)을 동시에 만족하는 섬유를 말한다.

15)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190820/97038856/1

  슈퍼섬유의 강도를 다른 섬유들과 비교해보면 일반적인 의류용 섬유가 50kgf/mm2정도의 강도를 가지는데 비하여, 슈퍼섬유는 10배 정도인 220kgf/mm2의 강도를 가지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슈퍼섬유인 케블라는 320, 초고분자량폴리에틸렌(UHMWPE)은 440, 자이론섬유는 600, 탄소섬유는 700kgf/mm2 정도의 강도를 가진다. 이러한 강도를 일반적인 금속 재료와 비교해 보면 얼마나 강력한 소재인가를 알 수 있다. (표 1. 여러 물질의 탄성률과 비탄성률 비교) 알루미늄이나 벌크스틸의 탄성률이 70GPa 내외인데 UHMWPE는 250GPa 정도의 이론적 탄성률을 가지며, 실제 얻을 수 있는 최대의 강도가 200GPa 정도임을 보면 실제로 알루미늄이나 스틸의 3배 정도 고탄성률을 가짐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실제로 UHMWPE의 밀도가 스틸의 1/7 정도임을 감안하면 비탄성률은 UHMWPE의 비탄성률이 스틸의 20배 정도나 된다.

물성 물질 Young’s modulus(GPa) Specific modulus(GPa)
알루미늄 70 26
강철 72 29
케블라 132 92
탄소섬유 420 210
PET(이론치) 108 8
POM(이론치) 53 37
PP(이론치) 34 40
UHMW-PE(이론치) 250, 362 250
PVA(이론치) 286
표 1. 여러 물질의 탄성률과 비탄성률 비교

슈퍼섬유의 역사   슈퍼섬유는 1960년대 미소 냉전시대에 우주개발 경쟁이 본격화 되면서 개발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우주선에 사용되는 각종 부품들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당시에 주로 사용되던 금속보다 우수한 강도를 가지면서도 매우 가볍고, 극고온 또는 극저온 환경에서 사용 가용한 고성능의 섬유가 절실히 필요하였다. 그러던 중 1998년 일본 토요보가 자일론(Zylon)을 출시하면서 직경 570μm의 섬유에 600kg정도의 소형승용차를 매다는 시연을 하여 주변을 놀라게 했다. 이렇게 개발되기 시작한 슈퍼섬유는 점차적으로 성능은 개선되면서도 가격은 저렴하게 되어 우주산업용 뿐만 아니라 항공, 자동차 등 다른 산업으로도 그 용도가 확장되면서 지금은 21세기를 이끌어갈 핵심 산업용 소재로서 각광받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주요한 3대 슈퍼섬유는 탄소섬유, 초고분자량폴리에틸렌섬유(UHMWPE), 아라미드섬유이다.

  미국의 유니온카바이드사는 기존의 섬유를 적절히 태워서 탄소섬유를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1958년부터 생산하였다. 이어서 일본의도레이(Toray)사가 1960년에 아크릴섬유를 같은 방법으로 탄소화하여 탄소섬유를 개발하였다.

  미국의 듀폰사(Du Pont)는 메타아라미드섬유인 노멕스(Nomex)를 1966년부터 시판하였는데, 강도는 슈퍼섬유에 미치지 않으나 분해 온도가 400℃ 내외로 우수한 내열성으로 인하여 방염복 등에 사용되고 있으며, 1971년에는 파라아라미드섬유인 케블라(Kevlar)를 개발하였다.

  유럽에서는 네덜란드의 DSM사가 초고분자량폴리에틸렌의 분자를 일렬로 배열하는 방법으로 고강도를 달성한 다이니마를 개발하여 1980년 초부터 시판하였다.

슈퍼 섬유의 종류   슈퍼섬유는 크게 유기섬유와 무기섬유로 나눌 수 있으며, 유기섬유에는 액정과 같은 강직사슬 고분자와 일반 고분자로 나눌 수 있다. 고강력이 되려면 고분자 사슬을 섬유축 방향으로 최대한 펼쳐야 하는데, 유기섬유는 분자사슬 자체가 뻣뻣한 구조를 이용하여 이러한 배향을 달성하고, 무기섬유는 결정성이 높게 섬유를 잘 만든 후 섬유축 방향으로 잘 펼쳐서 배향을 달성하여 고강력을 얻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강직사슬 고분자에는 아라미드계열(케블라, 노멕스, 트와론 등), 폴리에스테르 계열(에코놀, 벡트란), 그리고 기타의 PBO, BI 등이 있다. 무기섬유에는 탄소섬유가 대표적이다.

  탄소섬유는 폴리아크릴로니트릴(PAN), 레이온(Rayon),피치(Pitch) 등의 섬유를 일단 300~400℃ 의 온도범위에서 열처리하여 안정화시킨 후, 후속으로 800~5000℃에서 탄화시켜 탄소만으로 구성된 섬유를 만든 것이며, 이를 다시 2000℃ 이상에서 열처리하여 흑연 섬유를 제조한다. 탄소섬유는 고탄성률탄소 섬유를 Type I, 고강도 탄소섬유를 Type II로 관용적으로 구분한다.(그림 1. 탄소섬유의 분류) 탄소섬유는 매우 큰 강도와 탄성률을 가지나 실제 적용에 있어서는 일반 고분자 수지(매트릭스)와 복합재료를 만들어 사용하는데, 이때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재료의 강도는 섬유와 매트릭스 간의 접착 정도에 따라 강도가 결정된다. 따라서 이러한 탄소섬유의 계면 결합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많은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보잉사는 B787을 개발하면서 첨단 소재인 탄소복합재 비중을 중량 기준으로 50%로 늘렸다. (그림 2. 보잉 787에 사용된 복합재료) 이러한 소재의 혁신으로 B787은 동체의 무게를 크게 감소시켜 비슷한 기종의 항공기보다 연료 효율성이 20% 이상 높고, 객실 창문은 B767과 비교하여 65% 크게 만들 수 있었다. 또한 기존 항공기 동체는 조그마한 조각을 이어 붙였으나 B787은 커다란 하나의 덩어리로 만들어서 조립용 구멍이 1만 개에 불과해 보잉 747의 100만 개와 비교하여 조립과 유지 보수에 훨씬 효율적이다. 현재 탄소섬유는 가격이 빨리 내려가고 있어서 항공 우주 뿐만 아니라 자동차, 풍력 발전기 등에도 활용하고 있다.

그림 1. 탄소섬유의 분류

그림 2. 보잉 787에 사용된 복합재료

출처 :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9/29/2011092900240.html

  액정고분자에는 아라미드와 아릴레이트, PBI등이 있는데, 이 중 아라미드섬유는 케블라와 노멕스 등이 있으며, 이는 액정 고분자의 자발적인 배향성을 이용하여 분자의 배향성을 높여서 섬유강도를 크게 하고 있다. 아라미드섬유는 강도가 2.4~3.4GPa, 탄성률이 70~110GPa로 기계적 물성은 탄소섬유보다 낮으나 열적 성질이 일반섬유에 비하여 우수하고 가격대비 강도가 적정하여 산업용 소재로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PBI는 1961년 Apollo 1호의 사고 후 개발된 첫 방염소재이다. PBOI섬유는 유기계 섬유 중 물성이 가장 우수하나 고습도 환경이나 자외선 등에 의한 강도 저하가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UHMWPE 섬유는 초고분자량PE를 용제에 녹여 젤 방사 후 연신하여 유연한 폴리에틸렌 분자를 최대한으로 섬유축 방향으로 배열하여 고성능을 나타내는 섬유이다. 인장강도 2.5-3.8GPa, 인장탄성률 100-190GPa이면서 매우 가볍고 분자구조가 간단하여 이론적 탄성률이 가장 높으며 내마모성, 극저온 특성, 내화학성 등이 매우 우수하여 방호, 군수(항공기/헬기/군함 등의 방탄재, 방탄조끼, 헬멧, 전투기 제동 낙하산, 방탄장갑, 선박의 플랫폼, 잠수정의 구조재, sonar dome), 레저 스포츠(돛), 기타 각종 산업용 재료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Fiber Type maker Fiber name Density (g/cm3) Tenacity (g/d)
para DuPont Kevlar 29 1.43 23
Kevlar 49 1.45 23
Kevlar 119 1.44 24
Kevlar 129 1.45 26.5
Kevlar 149 1.47 18
Teijin Twaron HM 1.44 23.5
Twaron HM 1.45 23.8
Technora 1.39 25
meta DuPont Nomex 1.38 5.3
Teijin Conex normal 1.38 4.4 - 4.9
ConexHS 1.38 5.3 - 6.2
Yantai Spandex Newstar 1.38 4.84
Kermel SAS Kermel 1.32 3.7
Fiber Type Modulus(g/d) elongation(%) LOI(%) Td (℃)
para 580 3.6 29 500
950 2.4
470 4.4
750 3.3
1100 1.5
573 3.5 29
834 2.7 29
550 4.6 25
550 140 22 29 45
64-80 35-45 29-32 >400
96-104 20-30 29-32 >400
27.9 28 400
51 17 33 350-400

표 2. 주요 아라미드섬유의 물성

국내·외 주요 슈퍼섬유 시장 동향   탄소섬유는 주로 일본 기업(도레이, 토호테낙스, 미쓰비시레이온 등)이 생산하고 있으며, 도레이가 세계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도레이는 1971년 상용화 초기에는 스포츠 용품에 주로 납품하다가 2006년부터 보잉의 항공기, 최근에는 미국의 우주개발 기업인 스페이스 X와 고성능 탄소섬유의 장기 공급 계약을 하고 공급하고 있다.

  한국은 동양제철화학, 효성, 태광산업 등이 상업적 생산을 하고 있고 현재는 몇몇 다른 업체도 검토 중이다. 작년에 일본 수출규제로 전략물자로 분류되는 탄소섬유의 안정적 공급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효성은 2019년, 1조 원을 투자하여 현재 1개 라인, 연산 2,000t인 생산 규모를 10개 라인 연산 2만 4,000t까지 확대키로 했다. 이를 통해 효성은 글로벌 3위권 탄소섬유 기업으로 도약할 구상을 하고 있다.

  탄소섬유와 더불어 중요한 슈퍼섬유로 아라미드섬유는 파라아라미드와 메타아라미드가 있는데, 미국의 듀폰이 1971년 케블라 라는 이름으로 1982년에 양산화하였고, 네덜란드의 악소가 생산한데 이어서 한국의 코오롱인더스트리가 2005년에 헤라크론, 효성이 2009년 알켁스라는 이름으로 생산에 성공하여 현재 방탄조끼, 방탄방패 등에 적용되고 있다.

  고강력폴리에틸렌섬유는 분자량 600만 이상의 초고분자량폴리에틸렌 섬유를 이용하여 만드는 것으로 네덜란드의 DSM사가 1979년 세계 최초로 실용화 하였으며, 일본의 도요보도 이 특허를 이용하여 1988년부터 생산하고 있으며, 미국의 하니웰사도 특허를 받아 생산하고 있다.

  슈퍼섬유는 아직도 그 물성이 개선되고 있으며, 가격도 크게 내려가고 있다. 탄소섬유의 경우 kg당 10$ 이하로 될 때 자동차 등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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